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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주앓이, 이시호 님 인터뷰

최종 수정일: 2020년 8월 15일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태어나 오십 년 남짓 거주하고 있는 이시호입니다. 제주앓이 덕에 15년간 하던 일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서울에서 학생들 독서논술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 만의 퀘렌시아가 제주임이 틀림없기에 언젠가는…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Q. 제주가 좋아 즐겨 찾는 편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주는 저에게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처음으로 용기 내어 홀로 여행했던 곳입니다. 혼자 오롯이 제주를 느꼈던 그 맛 때문에 자주 다녀가게 되네요. 2년 전 에메랄드빛 우도 바다에 반하여 제주앓이를 시작했고 일을 하면서 틈틈이 제주에 다녀가곤 했는데, 짧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늘 아쉬운 맘이 컸습니다.



그래서 제주를 더 여행하기 위해 하던 일을 잠시 접고 제주를 본격적으로 다닌 건 작년 10월 말부터예요. 제주를 다니려고 15년간 하던 일을 접었다면 어느 정도의 앓이 중인지는 짐작이 되시죠~~~?


Q. 제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여행지 한 곳과 그곳에서 느꼈던 인상 등을 말씀해주세요.


“제주에서 가장”…….이라는 질문에 고민이 되네요. 한라산, 제주바다, 제주오름, 곶자왈, 탐모라질, 올레길, 해안도로, 카페…, 제주에 있는 모든 것들이 모두 제 맘속에 담겨 있어 우선순위를 두기가 정말 힘드네요~~ 그래서 가장 맘에 드는 여행지.... 라는 질문을 가장 심쿵 했던 여행지로 살짝 바꿔볼게요~~


가장 심쿵했던 여행지는 바로 송당에 있는 아부오름입니다. 작년 초겨울쯤 일몰을 보기 위해 홀로 아부오름을 올랐어요, 제가 오른 첫 번째 오름이었답니다. 구름이 껴있긴 하였으나 오르기에 무리 없는 날이었죠. 정상에 올라 풍광에 감탄하며 아부오름 둘레 길을 걸으려 하는데 갑자기 두둑 두두둑 빗방울이 쏟아지더라구요.



비가 오리라 미처 생각을 못 했기에 우산도 우비도 없던 터였고 준비성 없는 저를 탓하며 엄청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둘레길도 걷지 못하고, 일몰도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돌아서서 막 내려가려는데 하산 길 건너에 반원의 무지개가 저를 보고 방긋 웃고 있었어요. 어찌나 이쁘고 환하게 웃던지.., 그 모습을 담기 위해 내리는 비를 더 온몸으로 맞고 있었지 모에요. 그날 아부오름의 풍광과 무지개는 최고의 심쿵한 순간이었답니다.



Q. 제주 여행에서 있었던 별별 이야기를 부탁합니다.


- 즐거웠던 일은?


올레 7-1코스 완주했을 때 제 스스로가 대견하고 행복했어요. 바람 불고 비가 계속 내려 걷기에 그리 좋은 날은 아니었지만, 멈추지 않고 씩씩하게 완주해냈답니다. 그 대가로 고근산 정상에서 황홀한 한라산 뷰를 볼 수 있었지요.



- 힘들었던 일은?


저의 무모한 욕심 때문에 제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하논 분화구에 렌트카를 운전하여 내려갔던 일입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바퀴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는 판단이 흐려져 운전이 가능한 곳인 줄 알고 들어섰다가 낭패를 보았죠.



비까지 내리는 날에 임도길로 들어서서 웅덩이도 많고 전진도 후진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어요. 견인차 세 대까지 불러들이는 어이없고 기막힌 일을 연출해냈고, 그곳에서 비 쫄딱 맞으며 3~4시간을 보내다가 견인차 기사의 값진 노력으로 렌트카는 구조되었답니다. 기사화되고도 남을 만큼 아주 무모한 욕심이었고, 제주 여행 다니며 가장 힘든 일로 기록될 거에요.


Q. 제주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제주 맛집이나 공간을 소개해주세요.


바로 문화예술공간몬딱입니다. 이곳을 알게 된 건 바로 흑우 때문이었어요. 몇 년 전 이중섭 미술관에서 흑우 그림이 한 점 있는걸 보고는 흑우의 거칠기도 하고 묵직함에 몰입되었어요. 황소 그림은 익히 봐왔으나 흑우를 보는 순간 그 넘치는 에너지가 몹시 맘에 들었어요.



그러다가 제주흑우 작가 김민수 님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작품들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간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말 멋진 제주흑우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죠.


빈티지스런 트럭과 소품들, 요즘 핫한 창고형 카페 느낌이 드는 장소라 더 매력 있었고, 기억되는 공간이랍니다. 그런데, 저는 그 보고 싶어 했던 실제 흑우를 아직 한 번도 보질 못했네요. 흑우 만나려고 농장들을 찾아다니고 했지만, 저랑 흑우는 아직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


그리고 한 공간이 더 있어 소개합니다. 제가 제주 오면 꼭 머무는 숙소인데 한경면 판포리에 있는 판포꼬닥꼬닥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두 분 사장님 부부가 해양 컨테이너로 지어진 멋진 숙소와 커피 맛이 일품인 아담한 꼬닥꼬닥카페를 운영하세요.



더군다나 유기견 다섯 마리를 사랑으로 키우시고, 길냥이들이 배고플 때는 찾아와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가게 하는, 성품도 훌륭하신 분들이 운영하는 숙소랍니다. 제주에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었을 때, 저에게 편히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대해주신 분들이라 늘 감사해하는 마음으로 혹은 제주에 있는 저의 집을 간다는 맘으로 가는 곳이기도 하죠.


제주에 소개하고픈 공간이라기보단 제주여행하면서 알게 된 해안도로 도보여행 코스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탐모라질’입니다. ‘탐모라질’은 일주도로를 기준으로 해안 쪽으로만 연계되어 비교적 안전한 걷기 코스이고 버스 정류장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여성 혼자서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저처럼 홀로 여행자들에게 강추죠^^


탐모라질은 총 15개 코스가 만들어져 있는 상태인데 제가 가장 맘에 드는 코스는 4코스 ‘사색의 길’입니다. 신창리 버스 정류소~신창 풍차해안도로~자바리길~생이기정 바당길~엉알해안~수월봉~노을해안~일과2리 정류소, 이런 코스로 걷게 된답니다. 드라이브하기에도, 걷기에도 손색없는 코스죠. 특히 노을 해안도로에서 일몰 뷰는 제주 가면 자주 찾는 곳이랍니다.


Q. 나의 SNS 계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홈페이지/블로그/인스타/페이스북 등)


제주앓이를 녹여내고 있는 인스타 계정은 lulucyo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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